선택과 배제, 자폐자폐는 모든 정보가 뇌에 가감없이 모두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아이에게 엄마 목소리는 주위의 모든 소리... 말하자면 시계의 초침 돌아가는 소리,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거리 자동차 소음...등 숱한 소리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므로 아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주목하지 못한다. 시각도 그렇다. 아이가 엄마를 보아도 엄마의 배경에서 보이는 모든 시각 정보가 모두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에 엄마에 주목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과 사소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아이의 인지와 행동에 심각
지엽(枝葉)부패에 학을 떼서 4.19로 이승만을 쫓아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독재를 쫓아내고 민간정부를 세웠다. 그 이후로 민주당이 세 번 권력을 잡았고 지금의 국힘당도 세 번 해 먹었다.이승만 때도, 박정희 때도 그리고 그 이후 어떤 정파가 권력을 잡든 서민들 삶이 괴롭기는 마찬가지였으니 노동자들은 늘 저임금과 초보적인 정치적 권리의 결핍으로 고통받아 왔다. 농민들은 저곡가정책, 해외 농산물 수입으로 인한 시장축소, 저농산물 가격정책을 견디지 못해 정든 고향을 등져 도시로 이동했다. 지금 농촌에는 거액의 빚더
영화 ‘파묘(破墓)’를 보며 반일(反日), 반미(反美)를 생각한다. 어제 영화 파묘를 보았다. 반일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이승만을 재평가하고 결과적으로 그를 상찬하는 영화 ‘건국전쟁’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그것의 흥행흐름을 방해하려고 좌파들이 일부러 이 시기에 방영한다고 비난하는 영화다. 단 며칠만에 300만 이상의 관객이 보았다고 한다. 이런 영화는 한 번 봐줘야 한다. 무서운 영화를 싫어한다. 어두운 극장에서 긴장 유발하는 음산한 음악과 효과음을 견디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 무서움을 많이 탄다. 무
현재 남북관계를 보는 갑갑한 심회북이 대한민국을 적대적 국가로 규정하고 먼저 전쟁을 벌이지는 않겠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면 전쟁을 피할 생각이 없고 그 정황이면 초토화시키는 것도 불사하겠다고 언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는 연일 북의 침략적 성격에 대해 말하는데 이를 바라보는 감회는 착잡하다. 우리가 사는 이 나라가 북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 왔는지 생각해 본다.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에 그렇다. 상대방의 문제는 상대방이 알아서 하라고 하자. 이 나라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동훈이 말하는 586 정치 기득권 세력 퇴출 발언이 실제로 의도하는 것 국힘당 비대위에 참여한 한 인사가 말하기를 “지금 최대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사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노인네’들이 국힘당의 최대 지지세력인 극우 보수성향 노인들을 지칭하진 않을 것이다. 그가 말하는 대상은 아마도 지금 정치권에 남아있는 야권의 586 정치인들을 말하는 거라 보는 게 맞겠다. 그 인사의 말에 의하면 586 정치인들이 퇴출되고 젊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거다. 그 인사는 다만 정치인들의 연령
미국의 일극 패권 종식 흐름에 내가 기대를 갖는 까닭 예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학살에 반대하며 이스라엘 향발(向發) 상선들의 홍해 진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 연합군을 편성해서 예멘군의 기도를 좌절시키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연합군에 편입됐다고 하는 나라들이 거의 모두 겉으로만 이름을 올렸고 실제 작전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다. 게다가 미국에 대한 예기치 않은 결정적 타격이 즉시 가해졌으니 말라카 해협의 말레이시아가 향후 이스라엘 국적 상선의 국내 기항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예멘이
북의 정찰위성 보는 소시민의 심회 북이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렸고 앞으로도 계속 쏘겠다고 한다. 정찰위성....아는 바 없다만 말 그대로 정찰(偵察) 즉 적의 동태를 살피는 인공위성이라고 해보자. 우주에서 정해진 궤도 따라 돌면서 아래에 보이는 적의 병력이동, 무장상태, 장비의 이동상황을 등을 정밀하게 살핀다는 말 아닌가. 기술적 한계로 해상도가 낮아 별 무소용일 거라 말하는 이들 많은데 이는 주관적 바람을 너무 애처롭게 드러내는 거다. 바보가 아닌 바에야 별 소용도 없는 물건을 북이 온갖 고생 다 하면서 큰 돈 써가면서 굳
세계 3차 대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전쟁은 오랫 동안 누적된 모순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고 그 결과로 새로운 체제를 탄생시켰다. 1차 대전의 결과로 인류 역사에서 처음으로 사회주의 체제 러시아가 등장했다. 2차 대전이 끝나자 식민지들이 형식적으로 독립하였고 동구 유럽과 중국, 조선에서 사회주의 국가들이 탄생하여 사회주의 국제체제가 수립되었다.1, 2차 대전을 일으켰던 주된 모순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시장을 놓고 벌이는 각축과 그간 각 나라 단위에서 내부적으로 축적된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 그리고 제국주의 국가들과 식민지 국가들 사이의 모
외가내 외가는 충북 중원 소태면의 오량골이라는 궁벽진 시골동네다. 엄정 논강리 갈매기 강현마을 내 고향집에서 자재기 고개를 넘고 우측으로 개천 따라 죽 올라가면 도착하는 곳. 나는 자주 가지 못했다. 내 기억에 대여섯 살 무렵 아직 20대를 넘지 않은 젊은 어머니 따라 걸어갔던 적이 한 번 있고 그 이후에는 초등학교 때 두 번, 중 3 때 한번 가 보았다.자주 가 보지는 못 했지만 외가집에 대한 기억은 강렬하다. 동네의 가옥 배치, 개천, 뒷산 쪽의 정경 등은 아직도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기억된다. 바로 옆집 도령이 형, 내 친구
소란스런 지구촌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지금까지는 기껏해야 소규모 테러적 형태의 공격을 간헐적으로 가해 왔는데 이번엔 전례없는 규모의 육해공 공격을 감행,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살상한 모양이다. 하마스의 공세에 대해 다양한 평가, 분석이 들린다. 이란이 사주해서 그랬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는 오랫동안 고통당해온 팔 인민들의 자발성을 모독하는 생각일 수 있다. 하마스가 애초에 이스라엘이 PLO와 대립, 분열시키기 위해 육성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그걸 이용하여 가자의 200만 팔레스타인 인민들을 절
괴뢰(傀儡)얼마 전 읽었던 책(또 하나의 한국전쟁)에서 본 ‘만주국 몰락의 날’의 기록을 대략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화자(話者)는 일본군 장교다.“...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고 한적한 날이었다. 연병장에서는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볼 일이 있어 병영을 떠나 다른 데 갔다와야 했다. 갔다 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다. 연병장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장교 내무반에 들르니 온통 피가 흥건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 병사들을 훈련시키던 장교들이 모두 총 맞고 죽어 있었다. 어떤 일이 그새 생겼단
일제 머슴하던 자들이 국군의 원조라고?광복회장이 “일제 머슴하던 자들이 국군의 원조라고?” 하면서 개탄했다고 한다. 그 따위 존재들이 이 신성한 나라 국군의 원조일 리 없다는 말이다. 사실을 확인해 보자. 일제 패망 후 미군정 시기 육군 참모총장, 참모장, 사단장 등 한국군의 중추가 될 고급장교들을 선발한 자는 당시 27세 나이였던 미 육군 대위 하우스만이라는 새파란 젊은이였다. 좌익을 극단적으로 증오했던 그가 한국군의 뼈대를 만들었다. 그는 인선과정에서 만주에서 총 들고 일제와 싸웠던 빨치산 출신은 물론이고 임시정부 산하 유명무실
푸틴, 김정은 회담을 보며 갖게 되는 생각들미국, 서구와 국내 방송사에서 이번 푸틴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유엔제재로 궁지에 몰린 푸틴과 김정은이 서로를 절박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북의 재래식 무기지원과 러시아의 북에 대한 로켓기술 제공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러시아와 북이 궁지에 몰렸다고? 물론 겉으로 보면 유엔제재 당해 궁지에 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 정작 궁지에 몰리는 것은 미국과 서방이고 미국과 서방 편에 붙어버린 한국이다. 푸틴은 이런 논지로 말했다,
여기서의 교육문제 관련하여중학교 1학년 시절, 우리 학교 국어교사로 전근오신 선생님은 화를 자주 냈다. 하루는 수업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전 학급생들에게 눈 감고 부동자세를 취하라고 했다. 온 교실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나는 자를 만지작거리다가 떨어뜨렸는데 무서운 정적에서 그게 내는 작은 소리는 마치 천둥과도 같이 크게 울렸다. “누가 떨어뜨렸어, 나와” 나는 나갔고 뺨을 세대 연거푸 얻어 맞았다. 샘은 왜 나를 때렸을까. 알지 못했다. 얼얼했던 두 뺨의 통증과 모욕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불쾌하게 남아있다. 고1 때 담임은 미친개
이곳에서 진짜 도발자는 누구인가?최근 미국 전략 정찰기가 북 동해 경제수역 경계선을 수시로 넘어갔나 보다. 북의 김여정 부부장이 조선의 인내가 임계점이 이르렀다며 EC 121 사건을 상기시켰다. 이는 1969년 당시로서는 최첨단이었던 미국 정찰기 EC121이 북 동해 영해 경계선 상공을 수시로 넘나들면서 북 군사정보를 수집하다가 북 공군 미그 21에 피격, 추락당해 32명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북 영토 동쪽에는 미 정찰기를 공격할만한 비행기가 없었다. 이에 방심했던 미 공군이 평소처럼 정찰기 운영하다가 서쪽에 있던
야만의 의자뺏기 게임몸이 불편한 노인이 약간의 폐지를 자전거에 싣고 절뚝이며 인도를 걷는다. 자전거는 불안하게 흔들린다. 아마 저 노인에게도 헌신적으로 키운 자식이 있을 것이고 한때는 왕성한 체력과 활력으로 전성기 누리며 큰 성취 이룬 빛나는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빛나는 전성기는 짧고 언젠가는 반드시 끝난다. 피로를 모르는 활력의 젊음 또한 그렇다. 곤경은 여러 가지 계기로 온다. 사고를 겪어 건강을 잃거나 사업 실패, 동료나 혈육의 배신 혹은 위험한 유혹으로 가득한 세상에서의 개인적 일탈 같은 것들. 어디가 늪인지 숲인지 알 수
70년 차 되는 정전일(停戰日)을 맞으며 1953년 7월 27일의 정전협정으로 분단 고착되고 그 이후 세월이 70년. 정전 이후의 이 상태를 정전체제라 이르고 다른 말로 분단체제라 일러도 무리는 아닌 듯 하다. 정전은 전쟁을 잠시 멈추는 것, 그래서 휴전이라 한다. 정전협정은 군사 분야 책임자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잠시 전쟁을 쉬자는 약속으로써 한 번의 추가 협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한 급 높은 정치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종전을 선언하고 전쟁을 끝내자는 상호합의, 즉 평화협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정전협정 조인 당시 3개
주권(主權)의 엄중함에 대해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한미일 등 14개국이 첫 협정을 맺었다고 한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라는 것인데, 면면을 보니 한국, 미국, 일본 외에 호주,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싱가포르, 브루나이, 필리핀, 피지 등이 포괄되어 있다.문제는 이 나라를 중에서 오로지 한국만이 중국을 고립시키는 데 전념한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은 미국의 통제에 좌우되지 않는 자주국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등은 미국의 일극 패권에 대안세
‘바이든- 윤’의 워싱턴 선언을 읽는다. 워싱턴 선언 전문 중에서 인상적인 몇 가지 문장을 발췌해 그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워싱턴 선언은 말한다. “한미동맹은...한반도와 인도-태평양에서 변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겠다” “한미 양국은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당초 한미동맹은 (명목상으로는) ‘한반도 안’에서 한국의 안전을 미국이 담보해 주는 거였다. 그런데 이게 앞으로는 동맹의 활동영역을 태평양까지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태평양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이익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곳이니 이제 한국은, 한미동
분단현실과 통일방안에 대한 개인적 견해 어느 나라에서나 구름 위에 사는, 생산수단 소유하고 권력 장악한 소수 엘리트들은 살 만하다. 문제는 저 아래에서 꼬물거리며,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민초들이다. 나라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그 곳 민초들이 행복해야 한다.이 나라 민초들은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면 불행의 정도는 어차피 생즉고(生卽苦) 세상에 태어난 존재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할 정도의 것인가. 세계 최고의 자살율, 산업 재해율, 노인 빈곤율...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세계 최하위의 출산율... 등의 어두운 통계가 이 나라 인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