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는 북미간 강대강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위한 거족적 요구가 제기되어야 할 때다. 

한미연합훈련은 대북적대정책을 최고 수준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정작 중요한 야외기동훈련이 빠진 ‘앙꼬 없는 찐빵’이라거나, ‘방어적 훈련’이라는 등의 주장은 내외의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기만술에 불과하다.

▲ 러시아투데이(RT)의 “전쟁기계가 돌아왔다”(The war machine is back) 보도[사진 : RT 홈페이지 갈무리]
▲ 러시아투데이(RT)의 “전쟁기계가 돌아왔다”(The war machine is back) 보도[사진 : RT 홈페이지 갈무리]

 

1. 전쟁기계(War Machine)가 돌아왔다

바이든 정부의 패권주의적 행보가 우려했던대로 노골화되고 있다. 바이든대통령의 지난달 19일 G7 정상 화상회의와 뮌헨안보회의(MSC)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돌아왔다. 대서양 동맹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The transatlantic alliance is back)고 한 선언은 그간 실추된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이미 변화된 국제적 힘의 관계를 수용하지 않고, 과거 제국주의적 간섭과 침략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러시아투데이(RT)는 이에 대해 “전쟁기계가 돌아왔다”(The war machine is back)고 보도하였다. 

최근까지 바이든 정부가 일으킨 지구촌 곳곳의 정치 군사적 긴장고조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지난달 25일 시리아 이라크 국경지대에 있던 이란지원 민병대 기지에 대한 공습이다. 또 한 번 주권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무시하고 벌인 이 침략행위는 미국이 시리아 전쟁의 재확전과 이란, 이라크에 대한 강한 적대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편승한 친미 이스라엘은 연일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가하고, 러시아는 지난 3일 이스라엘의 공습도발에 격추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하였다. 한편 미국은 이란에 핵합의 복귀를 위한 이란의 선제적 행동을 요구해 고의로 핵합의 복귀를 늦추고 있다. 중동에는 또다시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러시아 내정에 간섭하여 영국 첩보기관 MI6와 연계의혹을 받고 있는 알렉세이 나발니 체포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고, 지난달 22일 러시아 해군기지 인근의 노르웨이 공군기지에 미국의 B1 전폭기와 공군병력 등을 보내 연합훈련을 준비하면서 러시아와의 정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를 추종하는 유럽 각국들은 러시아 반정부 시위에 직접 가담하였고, 이에 러시아가 시위에 가담한 독일, 스웨덴, 폴란드 대사를 추방하자, 이들 국가들도 러시아 외교관을 맞추방하면서 러시아와 유럽 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또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은 대만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처음으로 2개의 항모전단을 남중국해 일대에 배치하였다. 또 중국이 격렬히 반대하는 대만해협에서 소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여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였다. 사실 미국의 대중국 적대정책은 전면적이다. 중국을 자국 패권을 위협하는 최대 경쟁국으로 여기는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협력을 촉구하면서 “기술의 진보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동,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규범을 지배할 규칙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경제적 신냉전 전략도 구체화하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미일동맹 수준을 넘어서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유엔군) 편성을 연상케 하는 조치가 일본에서 준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일본에서의 다국적 연합훈련이다. 이미 일본에 도착해 체류 중인 영국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을 비롯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1급 첩보동맹) 군대와 프랑스 해군 합류 등 일본을 포함한 7개국 군대의 다종다양한 연합훈련은 미국이 사실상 동맹에 기초한 실제적인 연합군을 편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대중 적대정책은 더 강화되고 있다.

▲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Joint All-Domain Command & Control)체계 개념도 [사진 : 인터넷 갈무리]
▲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Joint All-Domain Command & Control)체계 개념도 [사진 : 인터넷 갈무리]

 

2. 미국은 동북아 연합군을 편성하는가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일본 장기배치는 미국에 의해 2018년부터 시작된 파이브아이즈 군대의 일본 배치 추진의 완성이다. 그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군대는 2018년부터 일본에 파견돼 수시로 공동 훈련을 진행하였고, 올해 영국의 항모전단이 장기 배치되면서 5개국이 모두 일본에 모인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프랑스 해군까지 합류하면서 일본에는 서방 7개국 군대가 집결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군대 모두 일본 자위대의 군수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유엔사 후방기지에 머물며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 군대 모두 유엔사라는 유령 간판 밑에 미국의 실질적 지휘 통제 하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미 국방부 엠블럼
미 국방부 엠블럼

이와 관련 주목할 점은 미국이 현재 추진 중인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Joint All-Domain Command & Control)체계를 미군만이 아니라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에게도 우선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지난 2일에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 합동군뿐 아니라 핵심 동맹들과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설계를 공유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VOA 3.3)

결국 일본에 집결한 서방7개국 군대가 벌인 여러 훈련은 미국의 최신 지휘통제체계를 일급동맹인 파이브아이즈는 물론 일본, 프랑스에까지 확대 적용하기 위한 훈련인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사실상 자국의 통일적 지휘를 받는 실제적인 연합군을 편성한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일본에서 전개된 이들 나라들 간의 다국적 연합훈련에 대해  미국의 소리(VOA)에 보도된 내용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일본 해안에서 9일간 기뢰전 합동훈련(‘1JA2021’) 수행(1.28~2.5)

2) 미 태평양공군, 일본 자위대, 호주군 함께 태평양 괌에서 3개국 통합 능력 향상을 위해 '코프 노스 2021' 훈련 진행(2.3~19)
 
3) 지난달 19일 일본, 미국, 프랑스 해군 일본 서남부 규슈 해역에서 연합훈련 진행. 2019년 일본과 프랑스는 상호 군대에 식량, 연료, 탄약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프랑스 플로레알호는 선박 간 환적 등 북의 안보리 제재 회피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동중국해에 배치

4) 미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페랄타호 일본에 배치. 순항 또는 탄도 미사일 동시 요격, 저고도, 고고도 또한 동시 요격가능. 일본 해역 인근에서 탄도 미사일 방어에 초점을 맞춘 해군 훈련인 ‘미일 2021 연합훈련’ 실시(2.22~26)와 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 (2.23)

이러한 상황전개는 미국이 대북적대정책 폐기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확대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JADC2의 한국군 적용에 대해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은 평시에는 동맹군과의 연결망 접촉을 제한 상태로 운용하다 전시 또는 위급상황에 미군과 연결망 접속허가를 통한 완벽한 통합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VOA 2020.12.1.) 즉 한국은 일급동맹이 아니어서 당장은 미국의 신형 지휘통제체계를 적용할 수 없으나 전시상황이 되면 바로 통합해 지휘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북과 전쟁위기 시 인공지능에 기반한 이 JADC2를 한국군에도 적용해 과거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이상 가는 대규모 통합적 연합군체계를 갖추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시되는 훈련이 바로 한미연합훈련이다.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CPX)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CPX)

 

3. 전쟁 수행 박사과정-연합지휘소(CPX)훈련

이렇듯 현재의 한미연합훈련은 한미 두 나라의 대북 공격 및 방어능력, 지휘통제능력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일본에서 준비 중인 연합군 지휘통제체계와의 결합까지 대비하는 다목적용 전술훈련이다. 

특히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이 지난달 23일 미국의 미사일 방어능력은 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듯이, 북의 미사일 능력이 이미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조건에서 이를 사전에 막는 것이 군사훈련의 핵심인 것이다, 이와 관련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관도 '핵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북은 계속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VOA. 3.4)이라고 밝힐 정도로 현재 미국이 벌이는 모든 군사적 태세는 북에 맞춰져 있다고 할 것이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전략 관련 주목할 점은 존 하이튼 미 함참차장이 ‘향후 미사일 방어는 핵 억제력과 공격 작전 등과 연계된 종합 대응전략‘으로 ’발사 준비단계에서 타격(Left of Launch)’하는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데 있다. 한마디로 발사 준비단계가 포착되면(혹은 의심되면) 선제타격 하겠다는 것이다.

이 실행을 위해 미국은 오산공군기지내 제 607항공작전센터 (607th Air Operations Center)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국 우주군 병력을 배치하고 위성과 관제센타, 무기체계(전폭기, 전투함, 지상무기 등)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훈련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이 한반도용으로 자체 개발한 자동 전술표적화·대화력 타격 순환체계 (Automated Tactical Targeting & Counter-Fire Kill Chain System. ATACS)를 미 공군의 자체 전술통제망인 링크 16(Link-16)과 연계해 전투기 조종석에서 실시간 표적정보 수신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정보통신 체계는 기존 사람 사이에 송수신 과정에서 걸렸던 5분 내외의 시간을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인공지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처 가능하게 해, 인지 즉시 목표지점 타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결국 이 체계는 지난 2015년 발표된 작전계획 5015(선제타격-정밀타격-참수작전)의 실행방안인 것이다. 한미연합훈련은 이처럼 지극히 위험한 선제타격훈련을 중점사항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미 제 8전투비행단과 한국 공군, 육군 전력이 함께 싸울 수 있는 ‘무기체계 군산’교리, “일본도 오늘 밤 싸우는 전력”으로 일본에 배치된 제5공군과 긴밀한 공조체계 등 육,해, 공군 전반의 전면적 통합지휘체계를 세우고 있다. 

바로 이러한 선제타격능력과 통합지휘체계를 세우는 훈련이 이번 한미연합지휘소(CPX)훈련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이 지휘소훈련(CPX)에 대해 “야전 단위에서 평시에 실시하는 전술훈련보다 더 중요하며, 전체적인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능”이라고 전문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즉 실제 부대를 동원하지 않지만 연합사와 산하 구성사령부들이 복잡한 한반도 방위전략을 어떻게 시행할지에 방점을 둔 “전쟁수행과 관련해서는 박사 과정”이라는 것이다. (2.23)

이렇듯 한미연합훈련은 대북적대정책을 최고 수준에서 구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정작 중요한 야외기동훈련이 빠진 ‘앙꼬 없는 찐빵’이라거나, ‘방어적 훈련’이라는 등의 주장은 내외의 의혹을 회피하기 위한 기만술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미국은 관련 보도를 헷갈리게 해 이 훈련을 하는지조차 모르게 하려는 것 같다. 모두 북을 의식한 행동이다. 그런다고 남북의 모든 이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지금까지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관련 보여준 것은 대북제재 유지와 인권문제 부각. 그리고 통합적 지휘통제체계 구축에 의거한 연합군 편성 시도다. 이런 군사적 적대정책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대화와 협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로써 한반도에는 북미간 강대강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위한 거족적 요구가 제기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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